"의사의 직업적 자율과 임상적 독립성을 보장해야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을 골자로 하는 역사적인 '선언'이 세계의사회(WMA) 서울 총회에서 탄생했다.
세계의사회 총회는 15일 예비이사회와 의료윤리위원회, 사회의무위원회를 시작으로 18일까지 열린 가운데 직업적 자율성과 임상적 독립성에 관한 선언' (Declaration on Professional Autonomy and Clinical Independence) 서울선언이 채택됐다.
서울선언으로 명명된 이 선언의 핵심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직업적 판단이 외부 단체나 개인으로부터 불필요하게 간섭받지 않을 자유가 보장된다는 것.
특히 서울선언문에서는 "임상적 독립성에 대해 정부나 행정가로부터 가해지는 비합리적인 제약은 환자를 위한 최선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 이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제도를 비롯한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와 정책이 지나치게 규제돼 있어, 의사들이 자신의 의학적 판단과 소신에 따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든 현 의료현실을 비춰볼 때 의미 있는 대목이다.
또한 선언문은 "행정가나 제3의 지불자가 의사의 임상적 독립성을 제약하는 것이 환자의 이익과 합치하지 않는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환자와 그 가족들이 부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요청할 때 이를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것 역시 환자와 사회를 위해 최선의 이익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17일 열린 총회 개회식에는 한승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의협 1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세계의사회 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을 환영했으며, 질병없는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데 노력해온 것을 치하했다.
주수호 의협회장은 인사말에서 의료인이 겪은 윤리적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의사회가 전세계 의사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해 온 것에 감사를 표하고, 큰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회식에서는 요람 블라셔 이스라엘 회장이 신임 회장에 취임했다.
한편 의협은 "'선언'(declaration)은 WMA의 정책들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서 붙이는 분류명으로 이번 '서울선언' 채택이 서울의 위상과 대한의사협회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